1. 서 론
2. 데이터베이스 구축
3. 데이터 분석
3.1 도시규모에 따른 대기온도 변화
3.2 일평균 지중온도 변화 특성
3.3 토양온도 및 대기온도 장기변화 거동
3.4 깊이 별 토양온도 변화 거동
4. 결 론
1. 서 론
도시가 급속히 성장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심지에서는 녹지 면적이 감소하고 각종 인공 열이 발생하게 된다. 그에 따라 도시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높아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현상을 ‘도시열섬’ 또는 ‘열섬’이라고 한다(Fig. 1). 특히 우리나라의 도심지는 인구 밀도가 높고 많은 구조물이 있으며, 좁은 공간에 많은 건축, 토목 구조물과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도심지 건축물들은 주로 대기 중에 열을 흡수한 후 지하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Visser et al., 2020; Menberg et al., 2013a, 2013b). 또한 도시 지역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도로와 건물 등 불투수층이 많아 대기 열섬현상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중 온도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같이 도심지 지반의 지중 온도가 상승하면, 토양 수분 증발을 촉진하며 온도 유발(temperature induced) 스트레스의 발생 및 이로 인한 변형 증가로 인하여 장기적으로 인접 구조물에 악영향을 발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도심지 지반 구조물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는 지중 온도 변화 및 이로 인한 지반 변형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국내 지중 온도에 대한 선행연구는 기상 및 환경적 측면에서 주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다양한 시공간적 변동성, 관측자료의 한계 및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지구 온난화 및 도시화로 발생하는 지반 내 열 축적 및 지중 열섬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국내연구에서 국내 일부 지역에서 측정된 평균 지중 온도는 14.4~15.0°C였으며(Kim et al., 2005), 온도 증가율은 10년간 평균 0.28~0.50°C인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Kim et al., 2005; Koo et al., 2006).
이에 본 연구에서는 도시 규모에 따른 도심지 열섬현상을 분석하기 위하여 대도시(서울, 부산, 대전)와 소도시(강릉, 춘천)에 대하여 대기 온도 및 토양온도 관측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통하여 대도시와 소도시의 대기 온도와 토양온도의 변화 거동 및 토양과 기온의 상관관계를 확인하였으며, 대도시와 소도시의 지중 열섬현상 차이를 비교하여 도시 규모가 열섬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화와 기후 변화가 지중 온도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와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대도시와 소도시 간 열섬 효과의 차이를 통해 도시 규모에 따른 열 축적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도시화로 인한 환경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기술적·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기후 변화 예측 모델에 통합하여 지역별 기후 변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도시의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2. 데이터베이스 구축
본 연구에서는 대도시와 소도시의 열섬현상 및 지중온도 변화 거동을 분석하기 위해, 기상청(Korea Meteorological Agency, KMA)으로부터 1970년에서 2022년까지 총 53년간의 대기 온도 및 깊이 별 토양온도(0.0, 0.5, 1.0, 1.5, 3.0, 5.0m)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Table 1은 수집된 자료의 개수를 보여주며, Table 2는 연구 대상 도시 위치를 보여주며, Fig. 2은 연구 대상 도시의 토양온도와 대기온도의 측정 지점을 보여준다. 도시 규모에 따른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대도시 3곳(서울, 부산, 대전)과 도시화의 영향이 적거나 현재 도시화가 진행 중인 소도시로 평가되는 2곳(강릉, 춘천)을 선정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토양온도 데이터 중 서울은 1991년부터 1994년까지 0.5m~ 5.0m의 자료가 누락되었고, 춘천은 1970년부터 1971년까지 3.0m, 5.0m의 자료가 누락되었으며, 강릉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0.5m~5.0m의 자료가 누락되었다. 따라서 이 기간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수집된 대도시와 소도시의 대기 온도 분석을 통하여 도시 열섬현상 발생 여부와 장기간에 걸친 변화 거동을 분석하였으며, 지중온도에 대해서도 온도 증가율과 연평균 기온 등을 계산하고, 1970년부터 2022년까지의 장기 변화 거동을 비교·분석하였다.
Table 1.
Number of research city temperature data for 53 years
Table 2.
Soil temperature and air temperature measurement points in large and small cities
3. 데이터 분석
3.1 도시규모에 따른 대기온도 변화
Fig. 3은 1970년부터 2022년까지 연구 도시 별 대기 온도를 1년 단위로 최고, 최저 온도 및 평균 온도로 구분하여 나타낸 것이며, 이 때,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은 각각 여름(6,7,8월)과 겨울(12,1,2월)에 측정되었다. Table 3에서는 동일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연구도시 별 여름, 겨울, 연 평균 기온과 온도증가율을 정리하였다. 먼저 평균온도를 살펴보면 도시별로 11~14°C정도의 범위 내에서 연 평균기온의 차이는 약 8%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비교적 대도시가 소도시 보다 높은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여름철 기온은 대도시와 소도시 간에 약 2% 정도 차이로 나타나 대도시와 소도시의 기온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겨울철 온도는 도시규모보다는 위치에 따른 기온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해안 지역에 위치한 부산과 강릉의 경우 각각 4.48와 1.89°C로 비교적 온화한 기온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서울과 대전은 –0.77°C, 0.025°C, 내륙 분지에 위치한 춘천은 –2.65°C로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나타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대도시가 소도시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소도시인 강릉은 연평균 및 겨울철 온도가 대도시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강릉이 동해안에 위치하여 겨울철 동해에서 불어오는 난류성 해풍과 동한 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며, 동해의 난류성 해류는 겨울철 해안 지역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강릉은 이러한 난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쉬운 위치에 있으며, 해풍이 강할수록 내륙으로 깊숙이 침투하여 해안과 내륙의 기온 차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NamGung et al., 2005). 대도시의 경우, 겨울철 도로, 건물 등에서 방출되는 잔열과 같은 인공적인 열이 기온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Table 3에서 평균온도, 최고온도, 최저온도의 연평균 상승률을 살펴보면, 대도시인 서울, 부산, 대전의 연평균 기온 상승률은 각각 0.0330°C/year, 0.0291°C/year, 0.0392°C/year로 나타났으며, 소도시인 춘천과 강릉은 각각 0.0298°C/year, 0.0343°C/year로 나타나, 대기온도는 도시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유사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차이는 서울을 기준으로 4~18% 정도로 나타난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변동성은 Fig. 3에서 평균기온의 변동성과 비교했을 때, 연도별 편차는 비교적 크게 나타나지만 평균기온과 유사하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이를 Table 3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대도시와 소도시에서 여름철 최고기온 상승률은 각각 평균 0.0316, 0.0286°C/year, 겨울철 최저기온 상승률은 각각 평균 0.0341, 0.0271°C/year로 나타나 대도시의 상승률이 소도시의 상승률보다 최고온도는 11%, 최저온도는 26%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름철 고온 일(30°C 이상 발생일수)은 대도시 평균 1851일, 소도시 평균 1932일로 나타났으며, 열대야(25°C 이상 발생일수)는 대도시 평균 536일, 소도시 평균 326일로 확인되었다. 겨울철 저온 일(-5°C 이하 발생일수)은 대도시 평균 1880일, 소도시 평균 2475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겨울철 0°C 이상인 날은 대도시 평균 1626일, 소도시 평균 1106일로 분석되었다. 여름철 30°C 이상의 기온이 연속으로 지속된 최장 기간은 대도시 평균 42일, 소도시 평균 38일로 나타났으며, 겨울철 0°C 이상의 기온이 연속으로 지속된 최장 기간은 대도시 평균 13일, 소도시 평균 8일로 분석되었다. 정리하면, 대도시와 소도시의 연평균 기온차이는 크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대도시가 소도시보다는 높은 대기온도를 보였으며, 모든 도시에서 대기온도의 장기적인 상승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때, 대도시에서 겨울철과 여름철의 온도상승률이 모두 소도시 대비 크게 나타났으며, 여름보다 겨울에 그 상승률의 차이가 커서 대도시의 열섬현상이 소도시 대비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여름철과 겨울철 모두 대도시에서 고온이 연속으로 지속된 기간이 소도시보다 길게 나타났으며, 겨울철에도 대도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온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도시의 기온 상승은 기후뿐만 아니라 인위적인 도시 열의 영향을 받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특히 대도시일수록 그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Kim et al., 1999; Kim and Baik, 2002; Kataoka et al., 2009; Huang et al., 2009).
Table 3.
Annual average temperature and summer and winter temperature increase rate from 1970 to 2022
3.2 일평균 지중온도 변화 특성
앞서 기술된 바와 같이 총 5개의 대도시와 소도시에 대하여 1970년에서 2022년까지 53년간 깊이 별 지중온도(0.0, 0.5, 1.0, 1.5, 3.0, 5.0m)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깊이별 지중온도의 장기 변화 거동을 확인하기 위하여 깊이별 일 평균 온도 변화추이를 Fig. 4와 같이 도시하였다. 연구 대상 도시에서 모두 깊이에 따라 유사한 온도 변화 패턴을 보여준다. 즉, 온도 측정 깊이가 얕을수록 계절변화에 따른 진폭이 크고, 측정 깊이가 깊어질수록 진폭이 줄어든다. 이는 지표면과 가까울수록 대기 온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0.5m 깊이만 들어가도 온도가 영하로는 잘 떨어지지 않으며, 5.0m 깊이에서는 진폭이 매우 줄어들어 연중 15°C에 가까운 온도를 나타낸다. 또한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발생 시점이 지표면에서부터 깊어질수록 점차 지체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0.0m 깊이에서는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발생 시점이 평균적으로 대도시는 1월 17일과 7월 28일이었으나, 5m 깊이에서는 5월 13일과 10월 29일로 최저기온은 약 117일, 최고기온은 93일 정도 지체가 되며, 소도시는 0.0m 깊이에서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이 각각 1월 10일과 7월22일 였으나, 5m 깊이에서는 5월 13일과 10월 27일로 최저기온은 약 124일, 최고기온은 97일 정도 지체가 된다. 또한 연구 도시 모두 특정 기간부터 토양온도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대도시의 경우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2010년부터는 더욱 뚜렷한 온도 상승 패턴을 보인다. 소도시인 강릉의 경우 대도시와 유사하게 2000년대부터 2010년 이후까지 급격한 온도 상승이 나타났다. 이 기간에 얕은 층 온도뿐만 아니라 깊은 층(3m~5m)의 온도 역시 뚜렷하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춘천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소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2010년부터는 반대로 소폭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도시마다 대기 온도와 도시화의 정도가 다르고, 지리적 특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은 이후 3.3 및 3.4절에서 진행하였다.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도시별로 깊이에 따라 관측된 평균, 최고, 최저 온도를 Table 4와같이 정리하였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평균 지중온도는 깊이와 관계없이 14.0~16.8°C 정도의 값을 나타내고 있으며, 남쪽으로 갈수록 평균 온도는 조금씩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관측 깊이가 깊어질수록 최고온도는 감소하고 최저 온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Table 4.
Average, maximum and minimum temperatures by depth in large and small cities
3.3 토양온도 및 대기온도 장기변화 거동
토양의 온도는 대기 온도에 의하여 많은 영향을 받는다. 대기 온도와 토양온도의 장기적 변화 거동을 확인하기 위하여 Fig. 5에 1970~2022년까지 연구 도시별 연평균 기온과 깊이별 연평균 토양온도를 도시하였다. 대도시와 소도시의 53년 전체 기간의 평균 대기 온도는 서울, 대전, 부산이 각각 12.49°C, 12.73°C, 14.67°C이며, 강릉과 춘천이 각각 13.18°C, 11.16°C이다. 해당 기간 동안 모든 연구 대상 도시에서 다소 변동은 있지만 대기 온도와 토양온도 모두 연평균 온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이 확인된다. 특히, 연평균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 토양온도도 증가하고, 대기 온도가 낮아지면 토양온도도 감소하는 모습이 보인다. 대체로 대기 온도보다는 지중 온도가 높게 나타나며, 측정 깊이가 깊어질수록 온도 역시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또한 1m(0.0m~0.5m) 이내의 얕은 층에서는 대기 온도와 지중 온도의 변동이 매우 유사한 진폭을 보였으며, 깊이가 증가할수록 그 진폭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지구 온난화, 도시 열섬 현상 등에 의하여 장기적인 온도 상승이 발생하고 있으며 대기 온도에 의하여 토양온도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Ferguson and Woodbury, 2007). 또한 지중에 열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부터 2022년까지의 53년간 대기 온도와 토양 온도를 분석한 연구 결과, 얕은 깊이(0.5m 이내)에서는 대기 온도와 토양 온도의 변동 패턴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대기 온도의 변화가 토양 온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며, 특히 대도시에서는 건물 난방, 지하구조물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영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지중에 열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지구 온난화와 산업화로 인한 대기 온도의 증가는 토양온도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대도시에서는 건물 난방, 지하구조물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영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Fig. 6, 7은 대도시와 소도시의 폭염 일수를 보여준다. 대도시의 경우, 1990년대 이후 폭염 일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특히 2010년 이후 그 빈도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도시화와 열섬 현상이 결합된 결과로, 도심에서 축적된 열이 대기뿐만 아니라 토양으로도 확산되어 온도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소도시의 폭염 일수는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소도시 역시 최근 도시화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Fig. 8, 9는 대도시와 소도시의 열대야 일수를 나타낸다. 대도시에서는 열대야 일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야간에도 열이 축적되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는 열대야 발생 빈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낮 동안 도시에서 축적된 열이 저녁 시간까지 방출되지 못하고 유지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도시 내 인공 표면에서 발생한 열이 배출되지 못하면서 공기가 온난한 상태를 지속시키는 도시 열섬 현상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반면, 소도시에서는 열대야 발생 빈도가 대도시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지만, 강릉과 같은 해안 지역은 동해의 난류와 해풍의 영향으로 열대야 빈도가 대도시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폭염과 열대야의 증가는 토양 상부층의 온도 진폭을 더욱 크게 만들고, 토양 깊은 층으로의 열을 전달 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특히 대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3.4 깊이 별 토양온도 변화 거동
깊이에 따른 장기 온도 증가 경향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Fig. 10, 11에 연구 도시 별 토양온도 변화율을 10년 간격으로 5개 기간으로 구분하였다(1970~1979, 1980~1989, 1990~ 1999, 2000~2009, 2010~2019). 각 기간 동안의 평균 온도는 해당 기간의 각 깊이 별 일일 온도를 바탕으로 평균을 산출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10년 단위 상승률을 계산하였고, 상승률은 두 기간 간의 평균 온도 차이를 시간 간격(10년)으로 나누어 도출하였다. 그림에서 대도시(서울, 부산, 대전)와 소도시(춘천, 강릉)의 기온 변화 패턴을 살펴보면, Fig. 8(a)에서 대도시는 깊이에 따라 비교적 일관된 기온 상승 패턴이 보이지만 관측 기간에 따른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Fig. 8(b)에서 소도시는 기간에 따른 변동성이나 도시별 온도상승률의 차이는 적으나 대도시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온도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전체 관측 기간에 따른 변화 경향성을 보면 대도시의 경우 서울과 부산은 1990~1999년 기간 동안 온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대전은 2000~2009년 기간에 온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소도시의 경우 강릉은 대도시와 유사하게 1990~1999년 온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으나 춘천은 온도 상승률이 낮고 변동성이 크며 1970~1979년에는 온도가 하강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중 온도 변화는 장기적인 기후의 변화뿐만 아니라 경제 호황 및 침체에 따른 도시화의 진행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게 되므로, 추후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깊이에 따른 장기 온도 변화 특성을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하기 위하여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대도시와 소도시의 깊이별 토양온도를 전체 측정 기간에 대한 평균으로 정리하여 Table 5 및 Fig. 12에 제시하였다. 대도시와 소도시 모두 변동성이 큰 지표면을 제외하고는 장기 평균 온도 증가율이 깊이가 깊어질수록 점차 증가하며 일정한 값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도시별로 10년 평균 지중 온도 증가율은 춘천을 제외하고는 5m 깊이에서 0.20~ 0.37°C/10 years로 유사한 범위를 갖는다. 춘천은 5m 깊이에서 10년 평균 지중 온도 증가율이 0.045°C로 나타나 다른 도시에 비하여 온도 증가율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모든 도시에서 지표면 근처에서 높은 온도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Table 3에서 높은 대기 온도의 증가율과 연관시켜 보았을 때, 지표면 근처에서 대기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는 도시 지역의 녹지 감소와 포장 면적의 증가가 증발산량 감소를 초래하여 토양 내 열에너지 축적을 가속할 수 있으며(Kondoh and Nishiyama, 2000; Memon, 2009), 도시화로 인한 열 축적 현상이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Table 5.
Long-term average temperature increase rates by depth
그러나 이러한 분석 결과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관측된 온도 변화 특성만을 확인한 것이며, 지역별로 토양온도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양할 수 있고 도시마다 대기 온도와 도시화의 정도 및 지리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후 다양한 영향인자를 고려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대도시와 소도시의 열섬 효과와 지중 온도 상승 경향성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이를 통해, 도시화로 인한 열 축적의 주요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도시별로 적합한 열섬 효과 감소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먼저, 대도시의 경우 도시 열섬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도시 설계에서 불투수층 면적 감소와 녹지 조성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하며, 소도시의 경우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열섬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와 에너지 효율적 기반 시설 구축을 통한 예방적 대책이 필요하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도시 규모에 따른 대도시와 소도시의 도시 열섬효과를 세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1970년부터 2022년까지 53년간 대도시(서울, 부산, 대전)와 소도시(강릉, 춘천)의 토양 온도와 대기 온도 자료를 수집하고, 최소, 최대, 평균 온도 및 깊이 별 온도 증가율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대도시와 소도시의 토양 온도와 대기 온도를 비교하여 도시 규모에 따른 열섬 현상을 파악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1) 토양 온도는 대기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아 대도시와 소도시 모두 연평균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도시 열섬 현상과 인공 열원의 영향으로 폭염과 열대야 발생이 증가하며, 토양 상부층의 온도 변동과 열 전달이 가속화되고 있다. 소도시 역시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온도 상승과 폭염, 열대야 발생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강릉 등 해안 도시는 동해 난류와 해풍의 영향을 받아 열대야 빈도가 대도시와 유사하거나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도시화와 지구 온난화가 대기와 토양 온도 상승에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2) 대도시와 소도시의 깊이별 지중 온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표면과 가까울수록 대기온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깊이 증가에 따라 계절변화에 따른 온도의 진폭이 감소하고 5.0m 깊이에서는 진폭이 매우 줄어들어 연중 15°C에 가까운 온도를 나타낸다. 또한, 지표면에서부터 깊어질수록 최대, 최소 온도 발생시점이 점차 지체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0.0m 깊이에 비하여 5m 깊이에서 최저기온은 117~124일, 최고기온은 93~97일 정도 지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1970년부터 2022년까지의 대기 온도 분석 결과, 대도시와 소도시의 연평균 기온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대도시가 전반적으로 더 높은 기온을 보였다. 모든 도시에서 대기 온도가 장기적으로 상승했으며, 특히 대도시에서는 겨울철과 여름철의 온도 상승률이 소도시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름철보다 겨울철에 상승률의 차이가 더 커 대도시의 열섬 현상이 소도시보다 심화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름철 고온 일수(30°C 이상 발생일수)는 대도시가 평균 1851일, 소도시는 1932일로 나타났으나, 열대야(25°C 이상 발생일수)는 대도시가 536일로 소도시의 326일보다 64% 더 많았다. 겨울철 저온 일수(-5°C 이하)는 소도시가 2475일로 대도시의 1880일보다 많았으나, 겨울철 0°C 이상인 날은 대도시가 평균 1626일로 소도시의 1106일보다 약 47% 더 많았다. 대도시는 여름과 겨울 모두에서 고온과 온화한 기온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1990년대 이후 도시화와 대기 온도 상승으로 대부분 도시에서는 지중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일부 지역(춘천)에서는 온도 상승이 미미하거나 하락하기도 했다. 또한 대도시는 깊이에 따라 일관된 온도 상승 패턴을 보였으나 관측 기간에 따른 변동성이 컸고, 소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변동성도 적었다. 10년 평균 지중온도 증가율은 춘천을 제외하고는 5m 깊이에서 0.20~0.37°C/10years로 도시 간에 유사한 증가율을 보였으며, 춘천은 5m 깊이에서 0.045°C/10years로 나타나 다른 도시에 비하여 지중 온도 증가율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지중 온도가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도시화, 경제 상황과 같은 외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므로 추후 다양한 영향인자를 고려한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